지난 3월 어느 날, 세인트루이스의 한 PBS 방송국의 클라우드 드라이브가 갑자기 열리지 않았다. 우발적인 접속 장애가 아니었다. 공급업체가 업계 관행인 30일 유예 기간도 없이 곧바로 접근 권한을 회수해버린 것이다. 그 안에는 Nine PBS의 70년 치 아카이브가 들어 있었다. 방송 프로그램, 영상, 사진 등 이 도시의 기억 일부가 담긴 자료였다.

문제는 해당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 Open Source Storage(OSS)가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원칙대로라면 고객사는 한 달의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이전할 수 있어야 했지만, OSS는 곧바로 접근을 차단해버렸다. Nine PBS는 OSS의 신임 담당자와 연락을 취한 끝에 4월이 되어서야 자료가 여전히 드라이브에 무사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그 담당자마저 회사를 떠나면서 실마리는 다시 끊겨버렸다.

실제로 이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쥐고 있는 곳은 OSS의 실물 데이터 위탁 보관을 맡았던 데이터센터 업체 Iron Mountain이었다. 그러나 Iron Mountain의 계약 상대는 OSS였지, Nine PBS가 아니었다. 즉, 법적으로 보면 방송국 소유의 이 자료를 방송국 스스로는 직접 가져갈 권리가 없었던 셈이다. Nine PBS는 7월 결국 소송을 제기했는데, 목적은 손해배상이 아니라 원래 자신들 소유였던 것을 그저 되찾겠다는 것이었다.

Iron Mountain 측은 자신들은 줄곧 협조적이었다는 입장이다. 회사 대변인은 Engadget에 이렇게 밝혔다. "Iron Mountain은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고 OSS와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모든 단계에서 적절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왔습니다… 저희에게는 해당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으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조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데이터는 분명 자신들이 갖고 있지만 계약서에 적힌 이름이 다른 사람이라 손을 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주 수요일 심리에서 판사는 Iron Mountain에게 Nine PBS가 자료를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라고 명령했다. 동시에 방송국 측에는 다른 OSS 고객사의 데이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Iron Mountain 데이터센터에서 자료를 추출할 제3의 업체를 직접 구하도록 했다. 만약 과정이 예상보다 복잡해질 경우 재판을 다시 열겠다고 판사는 밝혔다. Nine PBS의 부사장 겸 콘텐츠 총괄인 Leah Freeman은 Current에 이렇게 답했다. "법원이 신중한 판단을 내려 자료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에 감사드립니다. 법원은 또한 이 자료들의 소유권이 원래부터 Nine PBS에 있었음을 확인해주었습니다."

이번 사건에는 해커도, 자연재해도 없었다. 순전히 계약의 사슬이 중간에서 끊어진 것뿐이다. 고객은 A와 계약을 맺고, A는 다시 B에 업무를 위탁했는데, A가 파산하거나 담당자가 바뀌면서 고객의 데이터가 B 쪽에 갇혀버린 것이다. 흔히 언급되는 '3-2-1 원칙'—백업 3부, 저장 매체 2종, 오프사이트 보관 1부—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이다. 클라우드 공급업체 자체도 결국 별도로 백업해두어야 할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