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이 10월 27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각각의 각》을 선보인다. 신당창작아케이드 17기 입주 창작자 35인의 신작 54점을 전시1동 1층에서 무료로 만난다. 도자와 금속, 섬유처럼 익숙한 구분과 조금 거리를 두고 물건이 어떻게 생겨나고 바뀌며 쌓이는지, 다른 물건이나 바라보는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묻는 전시다.
재료 분류 대신 다섯 성질로 작품의 성립을 보다
서울문화재단과 박물관은 ‘생성·변환·축적·구조·연결’로 작품을 구성한다. 나무와 칠, 레진, 유리, 종이, 섬유, 금속, 도자는 여전히 있지만 작가마다 첫 칸을 나누는 기준은 아니다. 층과 접합, 형태를 먼저 비교하고 재료로 돌아가면 서로 다른 공예가 왜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제작 기술의 시연으로만 작품을 보는 것과 다른 순서다.
공개 작품 사진은 구체적인 출발점을 준다. 《Interval》은 얇은 조각이 공중에서 말려 오르는 듯하고 반투명한 회백색 면들이 겹친다. 파란 《변이 단계》는 높이가 다른 세 개의 솟은 형태가 한 무리를 이룬다. 《무아레 모빌: 달》은 원과 길쭉한 망 무늬, 계단 모양 검은 면을 함께 매단다. 다른 윤곽과 표면을 통해 생성과 변환을 추상적 단어로 남겨두지 않고 가장자리와 간격, 겹침에서 보기 시작할 수 있다.
《변이 단계》 작품 홍보 사진으로 높이가 다른 파란 형태 세 개를 놓았다.《무아레 모빌: 달》 작품 홍보 사진으로 원과 긴 망 무늬를 매단 조형이다.
시장 지하의 창작 공간이 과정을 박물관으로
신당창작아케이드는 2009년 서울중앙시장 지하에 문을 연 공예·디자인 레지던시로, 도예와 금속, 섬유, 디자인, 기타공예 분야 창작자가 함께 작업한다. 이번 연례 기획은 성과를 박물관에 가져와 완성 여부만 아니라 반복하는 작업에서 형성한 가치와 방향에도 주목한다. 평소 가구와 그릇, 옷을 통해 디자인을 접하는 사람에게도 제작의 선택을 되돌아볼 입구가 된다.
10월 31일 14:00에는 교육동 강당에서 ‘한 작품은 어떻게 시대가 되는가’ 대담이 열린다. 조각가 김윤신과 입주 창작자 세 명이 시작과 재료 선택, 작업을 지속한 경험을 나눈다. 수상이나 경력으로 작품의 순서를 매기는 대신 다른 세대를 같은 질문에 모으는 자리다. 전시에서 본 형태가 그 선택을 한 사람과 다시 연결될 기회이기도 하다.
무료 전시와 예약 프로그램은 별개, 야간 운영도 구분
아티스트 토크는 11월 6일 19:00, 7일과 14일 14:00에 공예별당에서 열리며 회차당 15명이다. 큐레이터 투어는 11월 1일·8일 14:00, 11일 16:00, 13일 19:00에 예정돼 있다. 연계 프로그램은 선착순 사전 신청으로 정원이 차면 일찍 마감될 수 있다. 무료 전시 입장이 곧 대담 좌석 확보는 아니므로 어떤 프로그램과 건물에 갈지 구분해 계획하는 편이 좋다.
주소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이며 안국역 1번 출구에서 갈 수 있다. 화·수·금·토·일은 10:00~21:00, 목요일은 18:00까지 운영하고 월요일에 쉰다. 입장 마감은 종료 30분 전이다. 낮 일정을 마친 뒤 공예를 볼 수 있지만 모든 건물이 같은 시각까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전시1동 1층부터 찾아 재료 표지만 하나씩 확인하기보다 자신의 시선으로 표면과 틈, 조합을 비교하면 이번 전시의 질문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